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헴리브라 보험급여안, 혈우사회의 뭇매 맞는 중'전국 딱 세곳에서만 처방가능?' 5월1일 시행 앞두고 복지부 고시안에 거센 저항
김태일 기자  |  saltdoll@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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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4.28  23:4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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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혈시마다, 또는 출혈을 예방하기 위해 2, 3일에 한 번씩 정맥주사를 해야 하는 혈우병A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될만한 최초의 피하주사제에 대한 복지부 보험급여안이 웬일인지 한국 혈우사회의 거센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

최초의 비응고인자 혈우병치료제(피하투여형)인 JW중외제약의 헴리브라가 다음달 초 건강보험 급여 등재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지나치게 까다롭게 제시된 복지부의 급여기준안이 도마위에 올랐다.

지난 20일 보건복지부는 헴리브라의 급여기준 신설안 등을 담은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고시’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보건복지부 공고 제2020-309호)하고 5월 1일 시행을 예정으로 24일까지 이에 대한 의견을 수렴받았다.

헴리브라는 8인자 항체를 보유한 중증 A형 혈우병 환자에게 투여하도록 되어 있는데, 급여기준안의 내용은 다음과 같으며 모든 항목이 충족되어야 급여를 인정한다는 것.

△만12세 이상이면서 체중이 40kg 이상
△항체역가 5BU/mL 이상의 이력이 있어야 함
△최근 24주간 출혈건수가 6회 이상으로 우회인자제제를 투여했거나 또는 면역관용요법에 실패한 경우
△원내 투여로 최대 24주간 인정
△이전 치료법과 비교해 출혈건수가 증가하는 경우 투여 중단
△면역관용요법 실시기관에 한해서만 급여 인정

지금까지의 응고인자 보충 방식이 아닌 처음으로 비응고인자 기전의 혈우병치료제가 도입되는 것이므로 적절한 안전판을 마련한다는 취지는 다소 이해가 갈 수도 있지만, 피하주사가 가장 절실한 소아 환자들이 배제되고 처방기간과 처방 가능기관을 너무도 협소하게 제한함으로써 치료의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혈우사회의 거센 저항을 불러오고 있다.

혈우병 환자단체 한국코헴회(회장 박정서)는 21일 복지부 보험약제과로 보낸 공문을 통해 '기존 약제와의 급여 형평성이나 혁신적인 기전에서 발생되는 효과성과 안전성, 그리고 일상적인 삶을 살 수 있게 해주는 피하주사인 부분과 최대 4주 1회의 획기적인 주사 횟수 감소 등의 사실을 인지하시어 환우의 더 나은 삶의 질을 위하여 급여기준의 변경을 요청한다'라고 의견을 전했다.

코헴회는 구체적으로 '매 주 1회씩 평일에 병원을 다녀야 한다면 환자 또는 환아의 부모는 사회생활을 할 수가 없다'면서 '약에 대한 처방 권한은 환자의 상태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있는 담당 주치의가 판단하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최대 24주간만 치료를 인정한다는 조항에 대해서는 '24주라는 제한을 둔다면 정부에서 강제로 (24주 후에) 약제를 바꾸라는 것과 같다. 약제를 변경해야하는 것은 주치의의 고유권한이며 국가에서 이러한 의사의 고유 권한에 제한을 두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 일본 쥬가이제약이 생산하고 JW중외제약이 국내에 공급하는 헴리브라(성분명 에미시주맙)

중부지역 혈우병환자의 치료를 담당하고 있는 대전을지대병원 유철우 교수(전 혈전지혈학회 이사장)는 "면역관용요법 실시기관에서만 처방하도록 하는 조항은 지나치게 처방범위를 좁혀 지역간 치료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를 전하면서 "헴리브라는 기존 항체치료와 전혀 다른 기전의 약품인데 항체검사 등의 장비를 갖춘 기관으로 한정하는 것은 혈우병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나온 정책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전했다.

역사적으로도 혈우병 치료에 선구적 역할을 해 온 신촌세브란스병원의 소아청소년암센터 유철주 교수 또한 "주사 한 대를 맞기 위해 지방 환자들이 매주 서울까지 왕복하는 것은 오히려 환자들의 건강과 삶을 해칠 수 있다"고 전하면서 "혈우병치료를 이어 온 타의료기관의 혈액종양학과나 혈액내과 전문의라면 처방할 수 있도록 되어야 하며 관련 종합적인 의견을 복지부에 건의한 상태"라고 밝혔다. 신촌세브란스병원은 이번 복지부의 급여기준안에 따라 헴리브라를 처방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의료기관(전국 약 세 곳) 중 하나이다.

또한 만12세 이상, 체중 40kg 이상 환자에게만 급여를 허용하겠다는 안은 헴리브라를 기다려 온 많은 소아 환자가족들에게 허탈함을 안기고 있다. 세계 최초의 피하주사로서 잦은 정맥주사가 어려운 유소아환자들에게 '희망'으로 다가왔던 제제가 외국사례와 달리 12세 이상으로 묶여버리면서 오히려 '희망고문'이 된 셈이다. 소아환자의 가족들이 참여하고 있는 SNS와 인터넷카페 등에서는 부모들이 어린 혈우환아의 가녀린 팔을 촬영한 사진을 공유해 고통스런 정맥주사 대신 피하주사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하기도 했다.

터무니 없이 높은 허들을 내세운 헴리브라의 국내 첫 처방기준안에 대해 의사, 환자, 보호자 할 것 없이 전체 혈우사회가 나서 격렬한 비판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보건당국이 어떠한 보완조치를 내 놓을지, 또 향후 치료 개선을 위해 어떤 방향성을 가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이하 헴리브라 출시 이후에도 정맥주사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는 8인자 환아들의 팔. 찌를만한 혈관을 찾기가 어렵다. (사진제공 : 혈우하우스)

[헤모라이프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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