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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의 노예로 전락하는 사람들민동필 박사의 교육칼럼 #14
민동필 칼럼니스트  |  hemo@hemophil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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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27  09:3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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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터미네이터가 새로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인간과 기계의 전쟁을 다룬 것으로 보이는 이 영화는 정말 인류의 미래를 반영할 수 있는 것일까요?

인간의 두뇌는 생존과 직결된 상황이 벌어지면 살아남고자 모든 방법을 생각해 냅니다. 그리고 이러한 두뇌의 기능은 기억력이 늘어나면서 가능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작년 겨울을 너무도 춥고 배고프게 보냈다면 그 강렬한 기억이 두뇌로 하여금 올 겨울을 넘기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방법을 생각하도록 만든다는 거죠.

생존을 위해 방법을 생각하는 인간의 두뇌기능을 기계에 접목시키면 영화 터미네이터는 어쩌면 현실이 될 수도 있어 보입니다. 기계에게 생존을 이어가도록 방법을 찾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넣으면 기계가 인간을 자신들의 생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존재로 판단을 하는 순간 인간을 적으로 여기고 공격할 수도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필자가 보는 관점은 조금 다릅니다. 인간에게는 해당분야에서 최고가 되고자 하는 욕망이 있고 그 욕망으로 인해 스스로 기계의 노예화가 되어가고 있으니까요. 예와 함께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해당분야의 금메달리스트에게 배우려 하고, 공부를 하는 사람이라면 세계 최고의 학교에서 세계 최고라는 교수의 수업을 들으려 합니다. 또 바둑과 같은 게임을 배우려는 사람들은 세계 최정상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배우기를 원합니다. 물론 상위권 학교에 진학하면 학연을 통해 사회에서도 상위권에 오를 확률이 높기는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후에 자세하게 다룰 기회가 있을 것이므로 넘어가고 이번 칼럼에서는 해당분야의 정상에 오르고자 세계 최고의 사람을 스승으로 하여 배우는 경우에만 한정하여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학문의 경우에는 분야도 다양하고 또 내용도 광범위하기에 바둑 하나만을 예로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바둑의 경우 주어진 규칙이 있고 또 사람들이 지금까지 바둑을 두며 만들어놓은 수(작전)도 다양합니다. 여기서 바둑의 규칙과 작전들을 지식이라고 본다면 바둑 한 가지 만으로도 지식의 양은 바둑을 전문적으로 하지 않는 인간의 두뇌가 소화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그치지 않고 새로운 방법은 계속 만들어집니다. 문제는 바로 새롭게 만들어지는 방법들이 기존에 존재하는 규칙에 근거를 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즉, 완전히 새로운 규칙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규칙 내에서 방법을 찾는다는 거죠.

필자가 주어진 규칙 내에서 방법을 찾는 것이 문제라고 하는 이유는 바로 컴퓨터의 발달에 있습니다. 익히 알려졌듯 알파고라는 인공지능은 바둑계의 세계 최고라는 사람들을 꺾었습니다. 이 말은 이제 인간이 바둑계의 최고가 아니라는 뜻이죠.

필자는 가끔 학생들에게 인간과 인공지능의 바둑대결 결과를 이야기하고 묻습니다. ‘너희들이 바둑과 같은 게임을 처음 배운다고 한다면 세계 최정상인 인공지능에게 배울래 아니면 인공지능에게 패한 인간에게 배울래?’라고요. 답은 당연히 인공지능이었습니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해당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은 자발적으로 기계를 스승으로 선택하도록 만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기계의 제자가 되어가는 인간이 과연 미래에 스승인 기계와 전쟁을 벌일 수 있을까요? 아마도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서 필자는 영화 터미네이터는 인류의 미래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컴퓨터는 주어진 규칙 안에서 방법을 찾는 계산을 다양하고 빠르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규칙을 만들지는 못합니다. 바둑의 수를 배우는 공부가 아닌 바둑이라는 게임과 그 게임을 위한 규칙을 만들 수 있는 사고력을 키우는 공부를 할 때 인간은 기계의 노예가 아닌 기계를 부리는 주인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민동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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