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캠핑클럽'에 함께하며 깨달은 것핑클 원조팬, 혈우환우 김대은씨의 참가기
혈우환우 김대은  |  hemo@hemophil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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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05  07:2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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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어떤 시기, 우상이 존재하며 꼭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스타'를 가슴에 품는다. 그리고 그 스타는 나에게 힘든 시기를 버텨내는 힘이 되기도 하고 무언가를 이루어내는 원동력이 되어 준다. 그 사랑해 마지않는 나의 우상이 십수년만에 돌아온다면 어떤 느낌일까? 돌아옴을 기대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쉬워보이지도 않았다. 어느날 뜬금없이 짠 하고 '우리 돌아왔어' 한다면 "쟤네 돈 떨어졌나보네" 할 아픈 시선들도 더러 있겠지만, 다시 모일 이유와 치유의 과정을 가식 없이 시청자들과 함께 나누어 보여준 이들의 돌아옴은 그래서 '복귀'라는 말보다 '회귀'가 어울린다. 그리고 그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기다리고 기쁘게 맞이한 한 팬의 시선을 통해, 스타와 팬이 함께 성장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가늠해 보면 어떨까 한다. 핑클의 '캠핑클럽' 공연과 종방연을 함께한 혈우병 환우 김대은씨의 참가기이다. -편집자 주-

▲ '캠핑클럽' 제목이 이 뜻인 거 다들 알고 계셨죠?

어느덧 21년전 1998년 5월 12일 제가 태어나 가장 좋아하는 연예인이 데뷔를 하였습니다. Fin.K.L 핑클! 하지만 그때는 어리기도 어렸고 저에게 핑클 누나들을 보러 가는 건 꿈만 같은 일이었습니다.

당시 중학교 1학년이었던 저는 이미 초등학교 때 오른쪽 발목 관절경 수술을 받았었고 평소에도 다른 부위보다 발목이 자주 아파서 학교도 결석하는 일이 많았었습니다. 그때는 자가주사를 배우기 전이라 콘서트 같이 사람이 붐비고 마찰이 있을법한 곳은 자연스럽게 피하게 되었습니다. 학창 시절은 그렇게 멀리서 앨범과 브로마이드를 모으면서 누나들을 응원했고 그들의 노래를 들으며 보낸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 핑클의 공연에 함께하는데 비 오는 것 쯤이야 아무 문제도 되지 않았습니다.

한 해 두 해, 자가주사도 배우고 약도 좋아지고 어디든 혼자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2005년 10월을 마지막으로 더이상 핑클이라는 이름의 활동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각자 솔로앨범 및 연기 활동...

그러다 14년이 흐른 올해 2019년 드디어 누나들이 다시 뭉쳤습니다. 캠핑클럽이라는 방송을 통해 다시 핑클이라는 이름으로 모여서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모습들과 서로간에 있었던 오해 및 감정들을 정리하는 모습들을 보여줘서 주말 저녁이 너무나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종방까지 몇 화 남지 않았을 때 시청자 참여 신청자들을 모집한다는 메시지를 보았습니다. 마침 평소 친하게 지내는 교회 형을 통해 신청하자는 이야기를 들었고 신청 양식에 내용을 채워넣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방송 작가님으로부터 인터뷰를 오라는 연락을 받았고 인터뷰를 마친 후 연락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공연에서 받은 굿즈들

마침내! 9월 2일 녹화에 참석하라는 연락을 받았는데 녹화일이... 9월 7일이었습니다.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그날은 제 가장 친한 친구의 결혼식이었고 제가 웨딩카를 해주기로 했던 날이었습니다. 한참을 고민한 끝에 너무나도 보고 싶었던 누나들이었지만 친구를 버릴 수는 없었기에 작가님에게 못 갈 것 같다는 연락을 하고 세상 모든 걸 다 잃은 듯한 기분으로 허탈해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주에 태풍 ‘링링’이 북상중이었고 7일 전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게 된다는 예보가 떴습니다. 태풍 덕분에(?) 녹화가 추석 낀 주말로 한 주 미뤄지게 되었고 작가님들에 연락이 왔지만 ‘이미 한 번 제가 거절을 했기 때문에 참석이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내부적으로 회의는 해보겠다’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다시 누나들을 볼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로 시간을 보내게 되었고 9월 5일 다시 녹화에 참석하라는 연락을 받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14일은 추석 연휴로 불참하는 사람들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일주일간 누나들을 볼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보냈습니다. 21년이 지나 어느덧 30대 중반의 나이지만 이때만큼은 다시 중학생의 설렘으로 돌아갔습니다. 녹화 당일 아침 만반의 준비를 했습니다. 평소 여행 갈 때보다도 두 배로 높여서 예방요법을 하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압박 붕대와 응급 처치 용품을 챙겨서 촬영장소로 출발했습니다.

▲ 모르는 사람들과 한 텐트에 묵게 되었지만 핑클로 대동단결!

촬영장소로 가는 내내 버스에서는 핑클 노래가 흘러나왔고 같은 마음으로 모인 팬들은 함께 그때로 돌아가서 노래에 따른 응원법을 소환해 내 연습하면서 누나들을 만날 준비를 했습니다. 캠핑장에 도착해서 각자 배정받은 텐트로 가 처음 본 팬들과 인사를 나누고 통성명을 하며 누나들이 언제 나오나 누나들이 어디 있을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짐을 정리하고 있는데 저 멀리서 누군가 “누나들이다!”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고 누구 하나 뭐라고 할 틈 없이 캠핑카쪽으로 달려갔습니다.

캠핑카 앞에 도착한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진정 여신들!!! 4명의 가요계 요정이 21년 전 모습 그대로... 아니 더욱 아름다워진 모습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정말 그때의 감격은 아직도 들뜨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그 후에는 방송을 통해 보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팬들을 위해 준비한 빵이랑 음료를 팬들 한 명 한 명 인사하며 손수!! 나눠주시고 이수근 형님의 사회로 4개팀으로 나뉘어 게임을 했습니다. 전 21년 전부터 효리누나 팬이었기에 잽싸게 레드팀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팀별 응원전 게임. 아... 지금도 아쉬운 건 2인3각 할 때 제가 나가겠다고 말하지 못한 게 너무나 후회스럽지만... 그렇게 비가 오는 중에도 즐겁게 게임을 마치고 각 텐트별로 식사를 했습니다.

식사준비를 하고 있는데 25개 텐트를 하나하나 돌면서 직접 만드신 김치볶음밥을 나눠 주시는 주현 누나!! 무려 150인분이나 팬들을 위해 준비해 주셨다고... 거기서 감격이었는데 완성된 김치볶음밥을 먹은 후 맛에 또 감동! 정말 너무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리고 방송에서는 나가지 않았지만 제가 있던 텐트가 마침 불이 세게 붙었는지, 주현 누나가 “여기가 가장 먼저 먹을 것 같다” 하시면서 다른 팀원이 준비한 음식도 드시고 직접 볶음밥에 치즈도 뿌려서 섞어 주시고 그리고 우리 텐트 인원 한 명 한 명 직접 볶음밥을 한 숟가락씩 떠서 먹여주시기까지! 그렇게 감격에 겨운 식사를 하고 난 후 너무나 기다리던 누나들의 무대!

5,4,3,2,1,0 카운트 다운이 흐르고 나타난 누나들의 모습은 제가 기억하고 있는 21년 전 그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Blue rain>, <루비>, <당신은 모르실 거야>, <내 남자친구에게>... 한 곡 한 곡 따라 부르면서 정말 그때만큼은 주변 시선이나 카메라가 돌고 걸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두 눈에서는 감동의 눈물이 흐르고 정말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마지막 곡이자 신곡 <남아 있는 노래처럼>을 끝으로 마치는 듯 했으나 팬들은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하고 앵콜을 외쳤고 그에 부응해 영원한 사랑으로 앵콜곡을 해준 누님들 정말 너무나 행복했던 날이었습니다. 그렇게 모든 무대를 마친 뒤 텐트별로 기념사진을 찍어주셨고 누나들과의 만남은 끝이 났습니다.

▲ 아! 효리누나가 제 어깨에 손 올리신 걸 사진 보고 알았어요.

‘존버’는 승리한다고 했던가요? 21년간 버틴 끝에 21년간 염원하던 소원을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건강을 잘 관리 해놔야 이렇게 버틸 수 있구나, 기회가 왔을 때 뛸 수 있구나 라고요. 모든 사람은 다들 바라는 것들이 다양하게 있을텐데요, 그 바람을 이룰 때까지 우리 ‘존버’하면서 건강 잘 지키자구요!

▲ 캠핑 이후 종방연에서 유리누나와 함께

[혈우환우 김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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