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오피니언
“좋은 조상이 되고 싶습니다”[칼럼] 새로 혈우사회 구성원이 되었습니다
사노피 젠자임 최효미  |  hemo@hemophilia.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09.08  13:17:48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 사노피 젠자임 혈우팀 (왼쪽 아래가 저랍니다)

안녕하세요.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 젠자임에서 희귀질환 환우회 관계 업무를 하고 있는 최효미라고 합니다. 올 해부터 혈우사회를 노크한 후 코헴회를 만나 뵙고 있습니다.

최근 일곱 살 제 딸아이가 고열에 시달린 날이 있었습니다. 열이 잡히지 않아 휴일 오후 서울 시내 병원에서 한 번, 늦은 밤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한 번 수액을 맞아야 했지요. 첫 번째는 씩씩하게 눈을 꼭 감고 주사바늘을 견딘 아이가, 늦은 밤 두 번째 링거 앞에서는 미리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렸습니다. 어린 생각에도 피할 수는 없을 것 같았나 봅니다. 안 맞겠다 떼쓰지 않고 팔을 내민 채, 엄마를 꼭 붙들고 안긴 녀석을 보듬은 제 가슴이 따끔따끔했습니다.

그런데 그날 응급실에서 예기치 않게 제 머릿속을 스친 얼굴들이 있었습니다. 지난 몇 개월간 만났던 코헴회 환우분들이셨지요. 치료받던 얘기를 하시던 얼굴들, 그 담담한 표정들 너머의 어느 순간이 이런 것이었을까 싶었습니다. 고열로 어쩌다 한 번 바늘 찌르는 것을 지켜보는 마음이 이런데, 셀 수 없이 이런 순간을 넘기셨을 환우들과 가족들의 세월과 심정을 당사자 아닌 누가 알 수 있을까. 어떤 응원이 필요할까. 제약사는 환자를 위해 더 좋은 약 다음의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을까. 여러 생각과 마음이 두서없이 오가는 밤이었습니다.

제약사와 환자단체는 어떤 관계일까요? 제약사, 의료진, 환자는 어떤 관계일까요? 도움을 주고 받기도, 그러다 오해를 하기도, 입장 차이로 때로 갈등을 겪기도 하지만, 저는 근본적으로 “환자들의 더 건강한 삶”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길고 긴 레이스를 함께 뛰는 러닝메이트라고 생각합니다. 더 나은 치료를 위해, 질환을 딛고 더 건강히 살아가기 위해, 각기 최선을 다하는 각자의 사명을 사명답게 완수하기 위해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들이기도 합니다.

그 관계의 토대인 의료/제약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환자의 목소리와 환자단체의 위상이 높아졌고, 정부와 제약업계는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환자단체를 진지한 대화 상대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의료진과 대정부 관계 못지 않게, 환자단체와의 관계에서도 윤리성과 투명성을 주문합니다.

이는 환자단체의 위상과 역할에 부응하는 역량을 갖출 것에 대한 기대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환자들이 질환과 함께 하는 평생의 길목마다 필요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역량, 의료/복지 정책의 큰 흐름을 읽으며 환자 목소리를 전하는 통찰력과 전문성, 점점 더 까다로워지는 모금/후원을 이끌어내는 설득력 등, 의료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환자단체 역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기능과 역할을 요청 받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치료제 개발 소식으로 혈우병 치료의 미래는 밝아 보입니다. 지금의 환우분들 뿐 아니라 우리 아들 딸 세대가 그 밝은 미래를 온전히 누리며 보다 건강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코헴회, 제약사, 의료진, 정부 각자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제한된 건강보험 재정 등 여러 조건과 서로 다른 주체들의 다양한 입장 속에서 최대 공약수를 찾기 위한 장거리 레이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혈우 사회 앞에 놓인 길이 멀고 만만치 않지만, 지금까지 훌륭히 달려오신 것만큼 다가올 레이스도 충분히 완주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사노피 젠자임을 비롯한 제약사들도 주어진 역할을 해내며 신뢰해도 좋은 런닝메이트로 함께 할 것입니다.

▲ 딸아이와 함께

개인적으로, 제 인생의 한 길목에서 환자단체와 가까이서 일하게 된 것은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진주를 품은 조개처럼 혈우병으로 인해 삶을 더욱 풍성하고 촘촘하게 살아가시는 환우분들을 뵈며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더 잘 살고 싶다는 생각, 더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누가 꿈을 물으면, 저는 회사 면접에서조차 농반진반 ‘좋은 조상이 되는 것’이라고 다소 엉뚱한 대답을 하곤 합니다. 제 아이에게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는 것, 어느 한 켠이든 보다 나은 세상을 일구는 데 시간과 자원을 쏟는 것이 제 삶의 이유입니다. 환우회와 함께 성장해 가는 시간들도 제게는 먹고사니즘 이상의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코헴회 환우와 가족들을 응원합니다.

[사노피젠자임 최효미]

* 우리코헴과 컨템츠 공유

<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 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사노피 젠자임 최효미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헤모필리아 라이프  |  등록번호 서울아02245  |  등록일 2012-08-31  |  대표 박천욱  |  편집인 김태일 박필선  |  청소년보호책임자 유성연
서울특별시 금천구 가산디지털1로 205(가산동 470-8, 케이씨씨 웰츠배리 604호)  |  02)6111-8255
업무국 : 서울 서초구 방배중앙로 27길 25  |  전화 02-535-6474  |  문의 및 제보 hemo@hemophilia.co.kr
Copyright © 2012 헤모필리아 라이프.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