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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종합병원'이 있으세요?혈우환자 응급 케이스를 접하며 다시 한 번 느끼는 종합병원 진료의 필요성
김태일 기자  |  saltdoll@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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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28  15:4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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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토요일 저녁, 한국코헴회 서울경기지회 한 임원은 광명시에 거주하는 환우 어머니로부터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 혈우병을 가진 아들이 의식이 없는 채 광명의 한 병원 응급실에 실려가 있는데, 이 병원은 혈우병 치료제가 처방되지 않아 혈우병 치료가 가능한 어느 종합병원으로 옮길 수 있냐는 전화였다.

이 임원은 광명시 위치를 고려해 서울의 강동경희대병원과 신촌세브란스병원을 안내했으나 문제는 환자가 이 두 병원을 포함해 혈우병 관련 종합병원 진료를 전혀 받은 적이 없다는 점이었다. 어느 병원으로 이송되던지 기본적인 검사를 시행하고 혈우병 전문의 또는 혈우병 경험이 있는 응급실 당직의사와 연결이 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이 예상되는 순간이었다.

지회 임원은 '외상 없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는 어머니의 이야기에 따라 뇌출혈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병원을 옮겨다니느라 지혈의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는 생각에 제일 먼저 환자 어머니가 집에 있는 응고인자제제라도 들고 지금 있는 광명의 병원으로 가 의료진과 함께 제제를 투여하고 신촌세브란스로 전원할 것을 권유했고, 코헴사무국을 통해 신촌세브란스 혈우병 전문의가 곧바로 이 환자를 볼 수 있도록 조치하기 위해 사무국과 통화를 했다. 사무국도 이미 이 환자의 소식을 듣고 같은 조치를 취하고 있는 중이었다.

▲ 혈우병 환자의 응급상황에 이용할 수 있는 수도권의 대표적인 종합병원인 신촌세브란스병원과 강동경희대학교병원의 위치 (클릭하면 확대)

이 사건에서 생각해봐야 할 문제는 크게 두가지가 아닐까 싶다.

첫째, 혈우병 환자가 평소 정기적으로 진료를 보고 응급상황에 이용할 수 있는 '내 종합병원'이 있느냐 하는 문제. 아무리 치료제가 좋아져 예방요법만 하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시대라곤 하지만 언제 어떻게 찾아올지 모르는 응급상황과 성인병 등 포괄적인 건강관리를 위해 접근성 좋은 종합병원 한 곳 씩을 끼고 있는 것은 혈우인으로서 필수다. 이 종합병원들에서는 외래에서 응고인자제제 원외처방도 가능하니 적어도 분기별로 또는 6개월에 한 번씩 약 처방받을 겸 종합병원 진료스케줄을 잡아보는 건 어떨까. 급한 일로 응급실을 찾았을 때 의지 할 수 있는 주치의 이름 석자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든든한지 아는 사람은 안다.

둘째, 응급상황 발생 시 대응 매뉴얼을 평소 자신과 주변인이 숙지하고 그대로 이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매뉴얼에는 자신이 혈우병 환자임을 어떻게 알려야 하는지부터 시작해 약품의 종류와 치료 가능한 병원, 주치의 이름과 비상연락처(두 군데 이상)가 포함될 수 있으며, 치료 가능한 병원까지 가는 데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경우 가족과 환자단체 도움을 받아 빠른 시간 내에 치료제를 투여하는 것 또한 급한 과제가 된다. 가방이나 차량에 항상 응고인자제제를 지니고 다니는 환자들을 지나친 '건강염려증'이라고 하는 건 이제 상식 밖이다.

이번 경우, 다행히 환자단체 사무국과 임원에게 연락이 닿아 적절한 조치가 취해진 것으로 보이나 응급상황에 대비한 환자 스스로의 노력이 조금 더 빛을 발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혈우병 환자 자신에 대한 사랑은, 평소 건강하다는 자부심 뿐만 아니라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철저함으로 끝까지 채워질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헤모라이프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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