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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톡톡] 호주의 야생에서 조난 직전 찾은 '이 곳''다다다 가족'의 남반구 한 달 살기 - 킹스테이블랜드
김태일 기자  |  saltdoll@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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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21  14: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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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루마운틴을 상징하는 푸른 안개빛, 그렇게 보이나?

시드니 인근에서 호주의 자연환경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곳이라 하면 누구나 주저없이 '블루마운틴'을 답할 것이다. 시드니 도심에서 서쪽을 향해 차로 한시간 정도 달리면 주변이 온통 숲과 절벽과 폭포로 둘러싸인 지역이 나오는데 이곳이 블루마운틴이다. 미국의 거대한 협곡지대를 그랜드 캐니언이라고 하듯 블루마운틴은 우뚝 솟은 산 하나가 아니라 이 일대의 산악지대 전체를 가리킨다.

아, 블루마운틴으로 불리는 이유는 지역 주 수종인 유칼립투스나무에서 수액이 증발할 때 유액 사이로 태양광선이 통과하면서 짧은 파장의 푸른빛이 반사되어 푸른 안개가 낀 것처럼 보인다 하여 붙은 이름이라는데, 글쎄 실제 보면 잘은 모르겠더라...

▲ 대략 이런 그림의 킹스테이블랜드

약 열흘간의 호주 일정을 블루마운틴 3일, 해변 3일, 시드니 도심 4일로 나눴고 그 첫 페이지인 블루마운틴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 가까운 펜리스(Penrith)라는 동네에 에어비앤비 숙소를 잡았다. 각종 어트랙션으로 유명한 '시닉월드'(Scenic World)는 다음날을 위해 아껴두고 먼저 인생샷을 찍을 수 있다는 '킹스테이블랜드'로 향했다. 천길 낭떠러지 위 바위에 걸터앉아 찍는 바로 그런 사진 한 번씩 본 적 있지 않은가.

그런데 문제 발생. 구글맵으로 'Kings Tableland'를 찍고 가면 금세 보일 것 같았던 그 절경은 나오지 않고 인적 없는 비포장 산길만 한시간째 달리고 있는 우리 가족을 발견했을 땐, 이미 와이파이건 4G건 끊겨져버린 지 오래고 폰에 저장해 온 구글맵만 믿고 끝까지 가보는 수밖에 없었다.

한시간 20분쯤 더 달렸을까? 구글맵이 가리키고 있는 'Kings Tableland'에 다다랐는데 기대했던 풍경이 전혀 아니었고 'Battleship Tops'라는 표지판과 함께 그야말로 야생의 숲과 바위들만 가득했다. 지도상엔 얼마 안 가 그나마의 비포장 도로도 끝나있었다. 우리 같은 어리바리 여행자가 몇 더 있었는지, 숲속으로 이어진 발자국을 따라 두 아들과 함께 한 10분을 더 걸어들어가 본 건 지금 생각해도 후회가 된다. "여기가 아닌개벼"하고 무사히 돌아나오긴 했지만 유아를 동반한 5인의 가족이 도전할 모험은 아니었던 것 같다.

▲ 살짝, '여기가 아까 사진에서 봤던 거기다'라고 우겨보고도 싶었는데 차마...

바위와 나무뿌리를 타고 넘으며 운전했던 비포장길을 다시 되짚어 나오는 동안, 빌린 차가 SUV여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한시간 넘게 돌아 나오며 마주쳤던 차량은 딱 한대였다. 다시 큰길로 합류해 3G를 겨우 잡아 알아보니 우리가 갔던 곳이 '킹스테이블랜드'가 맞긴 한데 그 스팟은 '킹스테이블랜드 국립공원'의 한복판을 상징적으로 맵에서 지정해 놓은 곳이었고 그 일대를 전망할 수 있는 곳, 그러니까 그 인생샷을 찍는 곳은 큰길가에 있는 '링컨스락'(Lincoln's Rock)이라는 바위였던 것.

▲ 분명히 킹스테이블랜드 찍고 갔는데...설명에도 그 사진들이 첨부돼 나왔는데...(링컨스락은 Katoomba라는 글씨 오른쪽 큰 도로에서 사각형으로 튀어나온 곳에 위치해 있다.)

치밀어오르는 허탈과 래리페이지(구글 설립자)에 대한 원망을 뒤로 하고,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전망대는 한 번 보자는 생각으로 링컨스락으로 핸들을 돌렸다. 주차장도 따로 없고 안내표지도 없었지만 일단 관광객들이 절벽쪽으로 삼삼오오 걸어가고 있는 게 보여 묘하게 안심이 됐다.ㅎㅎ

도착한 링컨바위의 끝은 그야말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풍경을 선사했다. 네 시간 여 멘탈붕괴 모험의 허탈함을 잊게 해 줄 만큼 충분히 아름다웠다. 옆에 온 다른 젊은 여행자들처럼 바위 끝에 걸터앉아보고 싶기도 했지만 아내가 세 아이 손을 꽉 쥐고 째려보아서 그만뒀다.ㅋ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풍경임을 알기에 드론으로 짧게나마 찍어보았다. 뭐랄까... 신기한 건 위에서 바라봄으로써 절정을 느낀 건 사실이지만 저 밑 어딘가에서 네 시간동안 생고생을 함께 하지 않았다면 그 감동은 조금 덜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버벅대고 겁도 많은 가장이지만, 따라주고 함께 걸어주는 가족이 있어서 참 행복하다는 훈훈한 급 마무리가 가능했다는 거~ 어쨌건 킹스테이블랜드 한복판과 전망대를 한 번에 경험한 5인가족은, 한국의 5인가족은 아마 우리가 최초 아니었겠는가!

[헤모라이프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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