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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평생 안 볼 사람'윤리위 연속 무산'으로 본 코헴회의 자정작용 기대치
김태일 기자  |  saltdoll@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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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16  09:2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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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 환자단체 한국코헴회의 윤리위원회가 연이어 무산되면서 코헴회 내 자정작용 가능여부에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코헴회의 내홍 과정에서 예산문제 지적, 감정적 대립, 행정미흡에 대한 폭로가 이어지면서 급기야는 올해 3월 회장 탄핵안을 논의하기 위한 윤리위원회가 발의되었다가 발의자인 김은기 서울경기 지회장이 회의에 임박해 '가결의 확신을 할 수가 없'다는 이유로 상정을 취소하면서 유야무야되었다. 대신 대의원회의에서는 '사무국원 복권, 관련 임원 사과문 게재' 등을 내용으로 하는 중재안이 의결되어 일단락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박정서 회장, 남용우 국장, 김영기 대의원이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하고 한참이 지나도록 김은기 지회장의 사과문은 올라오지 않았다. 오히려 김 지회장은 4월13일 '서울경기지회 회원님들께 사과드립니다'라는 글을 통해 대상과 의미가 모호한 입장을 표명하면서 탄핵안을 완수하지 못한 것에 대한 사과의 말만을 남겼다. 또한 "아직도 끝나지 않고 불씨가 살아나고 있음을 밝힌다", "선출직 임원이 사퇴하기도 죄스러워서 늦어도 6~7월쯤에는 서울경기 지회장 재 신임 투표를 진행하겠다"고 썼다.

이에 일부 임원들은 중재안을 이행하지 않고 계속해서 분열을 조장한다는 이유를 들어 이번에는 김은기 지회장, 김영기 대의원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했다. 사실상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내홍에 대한 책임을 묻고자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6월 1일 임시대의원회의 이후 열린 해당 윤리위원회가 이번에는 정족수 부족으로 무산되었다. 대의원회의에 출석해 폐회까지 자리를 지킨 14명의 대의원 중 2명이, 이어지는 윤리위원회에는 출석 자체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코헴회 윤리위원회는 대의원 19명과 감사 3명을 합한 임원 22명 중 윤리위원회 회부 당사자를 제외한 인원의 2/3 이상 출석으로 개회가 가능하므로 이번 경우 14명이 출석해야 열릴 수 있었다.

게다가 윤리위 출석을 거부한 2명은 각각 윤리위 회부 당사자와 같은 지회 소속 임원, 지난 회장 탄핵안을 주도했던 임원이어서 '더 이상의 분란을 원치 않는다'는 출석 거부사유가 설득력을 얻기보다는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결국 긴 내홍의 책임을 지는 이는 아무도 없게 되었고, 협회 내 불만과 비판을 표현하는 방식은 치열한 토론이 아닌 폭로와 징계, 탄핵을 통해 타인을 몰아내려고 시도하는 방식으로 고착화 되었으며 그것마저도 이합집산 파벌놀이하다 표 수 안되면 무산시켜버리는 꼴 사나운 선례만을 남긴 것이다. 언제부터 환자단체가 막장 정치판을 이만큼 벤치마킹 해왔는지 개탄스럽기도 하고 누구 하나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마음이 무겁다.

이 지난한 과정을 거치면서 코헴회가 지향해야 할 사업과 계획들은 지체되었고, 사무국장을 제외한 모든 사무국원들은 나가떨어졌다. 대외 이미지는 추락했고 외부 후원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협회 상황에서 재정적 어려움도 우려된다.

코헴회를 바라보는 눈은 적지 않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던 개별 환자, 그리고 가족들이 신문광고를 보고, 병원 통해 알음알음 모여 회를 이루고 제약업계와 정부를 설득해 눈물겹게 치료환경을 일궈오지 않았는가. 그 흔한 '이권'과 거리를 두면서도 모든 희귀질환이 부러워하는 조직과 첨단 치료로의 접근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혈우사회를 융합시키는 중심부로도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어쩌면 결핍이 힘이었는지 모른다. 남들이 보기엔 부족하고 장애였는지 모르겠으나 환자사회에서는 새로운 것을 흡수하고 또 스며들기에 적합한 '모세관'이나 '스폰지 구멍' 같은 역할을 하지 않았나 하는 거다.

하지만 뛰어난 조직, 앞서 나가고자 하는 운동체일수록 높은 단계의 자기정화가 가능해야 함은 당연하다. '좋은 게 좋은 거니까', '임기 얼마 남았다고', '우리가 남이가' 하면서 넘어가기에는 상처가 너무 깊다. "혈우병 가지고 있는 이상 평생 안 볼 사이도 아닌데"라는 생각에 상처를 방치하다간 정말 평생 안보게 되는 사람들도 진짜 있더라.

[헤모라이프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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