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1,200원대를 위협하면서 달러환산 코스피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달러환산 코스피 지수는 달러-원 환율이 오를수록, 코스피 지수가 하락할수록 낮아진다. 이미 매매기준율 기준 달러환산 코스피지수는 지난 금요일(17일) 종가 기준 832.15를 기록하며 지난해 10월 저점인 843.75를 밑돌았다. 외국인 투자자 눈에는 원화표시 자산 가격이 낮아진 셈이다.

이대로 원화 약세가 지속된다면 외국인 입장에서는 투자에 신중한 행보를 보일 수밖에 없다. 이미 코스피에 투자한 외국인들도 원화 약세 우려가 이어지면 환손실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한다. 외국인이 국내증시에 들어올 때는 달러-원 환율이 높은 편이(원화 약세) 더 많은 주식을 사는데 유리하지만 팔고 나갈 때는 달러-원 환율이 낮은 편(원화 강세)이 낫기 때문이다. 현재 달러환산 코스피는 약 1,920포인트 수준으로 올해 YTD 수익률은 이미 마이너스 영역에 진입했다.

코스피지수가 미국 S&P500보다 오히려 비싸진 상태라는 분석도 있다. 코스피지수는 올해 들어 약보합에 그쳐 6~20% 상승한 글로벌 주요국 증시와 비교하면 부진했지만, 실적 대비로는 양호한 주가 수준이라는 것이다.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 전체 매출액은 컨센서스(평균 예상치) 대비 1.0% 상회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4%, 5.0% 상회했다. 반면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1분기 매출액이 전년대비 0.16% 늘어났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6.88%, 38.75% 감소했다. 순이익과 주가를 비교하는 주당이익비율(PER)을 보면 지난해 한국 증시는 PER이 계속 10배를 밑돌았는데 현재는 오히려 높아진 10.2배를 기록 중에 있다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더군다나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 최대 지수 공급업체들인 MSCI와 FTSE러셀이 조만간 중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에 대해 익스포저를 늘리기 시작함에 따라 이들의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 수십억달러도 중국 증시로 따라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MSCI EM(신흥시장)지수는 글로벌 시장에서 추종하는 자금만 1조9천억달러에 이를 정도로 핵심적인 지표이다. 중국 증시는 이미 FTSE러셀과 MSCI의 신흥시장지수에서 30%가 넘는 비중으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양대 지수가 중국 주식 비중을 늘림에 따라 이들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연기금, 보험사, 패시브 펀드들이 중국 증시에 수십억달러를 추가로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올해 초 잠시 이어진 외국인들의 한국 증시 매수는 다소 과매수 구간이었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다행히 외환 시장은 과매도 구간에 진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 토요일(26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국의 경상 수지 수준과 적절한 외환 보유액을 감안할 때 올 들어 무려 6% 넘게 하락한 원화는 위험회피(risk-off sentiment) 과다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기술적인 관점에서도 달러-원 스토캐스틱(%D slow) 지표는 94를 상회하며 과열된 것으로 나타나 적어도 이른 시일내에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들이 원화를 매입하는 것은 '단지 시간의 문제(just a matter of time)'로서 3분기에는 1,140원대, 연말 1,110원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환시와 증시 모두 예상 레인지를 벗어난 탓에 올해 유가증권시장에 진입한 외국인들은 약 10% 가량 손해를 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들 입장에서는 손해 폭이 너무 커서 함부로 처분할 수 없는 상황을 맞았고, 매도 규모를 폭팔적으로 늘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여진다. 유의미한 움직임은 2017년 1월 지지선인 1,213.22원 전후에서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파생시장에서도 서서히 매수 포지션을 쌓아갈 것으로 보인다. 예의 주시한다면 개미투자자들에게는 이 또한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 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