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 부천 으뜸한의원

웹디자이너로 근무하는 박선주(가명, 부천 거주)씨는 밤늦게까지 일하는 경우가 많아 야식도 즐기고, 1인 가구라 집에서는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배고플 때 식사한다. 박씨는 언젠가부터 소화불량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소화제 정도로는 해결이 안되자 병원을 찾아 위 내시경, 복부초음파 등의 검사를 받았지만 가벼운 위염 진단 외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소화불량이 지속적으로 반복되자 답답해하던 차에 직장 동료의 소개로 한의원을 찾아 담적병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인데, 막힌 속이 내려가는 듯 소화기능이 점점 회복되고 있다.

부천 으뜸한의원 박지영 원장(한의학박사)는 “만성소화불량을 호소하지만 내시경 등 병원검사에도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답답해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별다른 원인 없이 소화불량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한의학적으로는 담적병 증상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담적병(痰積病, 담적증)이란 담적이 유발하는 각종 질환적 증상을 말한다. 담적(痰積)은 소화되지 않은 노폐물로 인해 발생한 독소가 위장 외벽에 쌓여 굳어진 것을 의미한다.

한국인이 유독 위장 건강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을 식습관 때문이다. 뜨거운 국물을 좋아하고 짜고 매운 자극적인 음식을 즐기는 식습관, 불규칙적인 식사, 인스턴트 식품 등은 담적병의 원인이기도 하며 이로 인해 위장 문제를 포함해 다양한 질환이 발생하고 있다.

담적이 누적되면 우선 위장의 연동운동이 방해를 받으면서 소화기능은 더욱 떨어지고 담적 독소는 더욱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담적은 만성소화불량을 비롯해 복부팽만감, 옆구리통증, 명치통증, 복통, 설사, 변비 등을 유발하며 역류성식도염이나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원인이 된다.

담적 독소가 전신에 퍼지면 두통, 어지럼증, 어깨결림, 만성피로, 불면증, 우울증 등 증상을 호소하게 되며, 여성의 경우는 담적이 지속되면서 생리통, 생리불순, 조기폐경 등의 문제를 유발하기도 한다. 담적병은 현대한의학에서 담적증후군으로도 불리는데 이렇듯 광범위한 질환적 증상들 때문이다.

담적병(담적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위장의 기능을 회복시켜 담적 독소가 발행하는 것을 차단하면서, 몸 속에 퍼진 담적 독소를 제거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약이 처방되는데, 위장 외벽에 단단히 침윤되어 있는 담적을 풀어줄 수 있는 한약을 환자의 증상별 체질별로 맞춤 처방한다. 또한 담적의 증상 경중에 따라 위장 경락을 순환시켜줄 수 있는 침치료와 한약재 추출물인 약침치료, 온열요법 등을 병행한다.

박지영 원장에 따르면 담적병은 보통 6개월 이상의 장기치료가 요구된다. 위장 내시경이나 복부초음파 등의 검사로는 진단되지 않으며, 소화불량은 큰 병이 아니라는 인식으로 오랜 기간 방치되기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담적병은 각 기관별로 나타나는 증상으로 자가진단 해 볼 수 있다. 첫째, 소화기 증상으로 △명치와 배꼽 사이가 더부룩하고 덩어리처럼 딱딱한 것이 만져진다. △속이 자주 메슥거리고 울렁거린다. △트림이 수시로 나고 가스가 자주 찬다. △설사와 변비 등이 반복된다 등이 있다. △명치통증이나 명치아래통증이 있다.

둘째, 신경계 증상은 △머리가 무겁고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이 잦다. △어지러움증을 자주 느낀다. △가슴이 답답하면서 심장이 두근거린다. △불면증 증상이 나타난다.

셋째, 순환계 증상으로는 △신장기능은 정상인데 얼굴이나 손발이 잘 붓는다. △등이나 어깨, 옆구리가 자주 결리고 뻐근하다. △항상 몸이 무겁고 피곤하다. △ 왼쪽옆구리통증이나 오른쪽옆구리통증이 있다.

마지막으로, 비뇨생식기계 증상으로는 △소변양은 적은데 자주 마렵다. △남성의 경우 성욕이 감소하고 성기능이 떨어진다. △여성의 경우 냉대하가 많다.

이들 증상 중 5가지 이상에 해당된다면 담적병(담적증)을 의심하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담적병은 잘못된 식습관에서 비롯된 만큼 한의원 치료 후에도 올바른 식습관으로 위장의 부담을 줄여주는 일상의 노력도 필요하다.

박지영 원장은 “규칙적으로 천천히 씹어먹는 식사습관이 중요하며 위에 부담이 가중되는 자극적인 음식, 기름진 음식을 피해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 과일 등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면서 “또한 평소 가볍게 땀을 흘릴 정도의 운동과 건전한 취미생활 통해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신진대사를 돕는다면 담적병에서 벗어나 건강하게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헤모필리아 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