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사아키 타카토쿠(Masaaki Takatoku) 사노피 젠자임 일본 의학부 대표

Q. 한국의 혈우병 환자들이 사노피 젠자임의 혈액응고인자의 반감기가 연장된 치료제 엘록테이트∙알프로릭스 출시와 희귀혈액질환사업부 출범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바이오버라티브에서 엘록테이트와 알프로릭스를 집중적으로 연구 및 개발해 온 사람으로서, 바이오버라티브가 사노피 젠자임과 합병하면서 사업이 확대되고 한국에서도 함께 활동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Q. 한국을 방문한 배경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 부탁 드린다

사노피 젠자임 한국사업부에서 연내에 엘록테이트와 알프로릭스의 출시를 예정하고 있는 가운데, 바이오버라티브에서부터 두 제품의 연구 및 개발을 중심적으로 담당했다. 따라서 두 제품에 대한 지식과 경험은 제가 가장 많이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약제의 유효성, 안전성 등 여러 가지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 정보를 공유하고자 왔다.

Q. 엘록테이트와 알프로릭스는 Fc융합단백이라는 기존과 다른 방식을 사용했는데, 체내에 축적물을 쌓지 않는 기술이라고 알고 있다. 이것이 어떻게 구현되었는지 설명 부탁 드린다.

엘록테이트와 알프로릭스 두 약제는 유전자재조합 혈액응고인자 8인자, 9인자와 human immunoglobulin G1 Fc영역이 융합된 구조를 갖고 있다. 혈액응고인자 8인자와 9인자에 결합한 Fc영역이 FcRN이라는(neonatal Fc receptor) 수용체와 결합하여 생체 내의 자연적인 경로를 통해 혈액에서 재순환함으로써 반감기를 연장한 구조라고 생각하면 된다.

일반적인 혈액응고인자 8인자 혹은 9인자는 혈액 안에서 빠르게 소실된다. 그러나 여기에 Fc단백을 융합시킬 경우 세포 내에서 다시 혈액으로 재분비되는 효과가 있다. 이처럼 자연적인 경로를 통해 반감기가 연장된 약제가 만들어진 것이다. 체내에 축적물을 남기지 않는다는 것은 체내의 자연적 메커니즘에 따라 분해가 억제되고 다시 혈액을 거쳐 재순환되는 시스템에 의한 것이며, 인공적으로 부산물을 넣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체내에 축적물이 남지 않는다.

Q. 엘록테이트와 알프로릭스가 임상에서 높은 출혈방지 효과를 보였는데, 다른 약제보다 높은 출혈방지 효과를 보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국제 공동 연구로 엘록테이트의 ASPIRE 연구, A-LONG 연구, 알프로릭스의 B-LONG 연구가 이뤄졌다. 이러한 임상을 통해 장기 안전성을 검증했으며, 임상의 주요 평가항목으로 관절출혈 항목을 넣었다.

임상 시험에서 실제로 엘록테이트를 투여한 군과 기존 치료제 투여군을 비교했을 때 관절출혈에 있어 얼마나 개선되었는지 말씀 드리자면, ASPIRE 연구의 경우 표적 관절의 99.6%가 개선되었고, A-LONG 및 B-LONG에서는 출혈치의 중앙값이 ‘0’을 기록했다.

이를 통해 엘록테이트 투여군에서 충분한 혈중 농도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처럼 충분한 혈중 농도를 확보함으로써 관절 출혈 또는 관절 관련 이벤트를 줄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Q. 엘록테이트, 알프로릭스가 한국에서 곧 출시될 예정인데, 어떤 연령층 또는 어떤 타입의 환자들이 치료제에 적합한가?

지금까지 글로벌과 일본 경험에 비추어 보았을 때 전 연령층에서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특히 지금까지 어떤 약제도 사용한 경험이 없는 환자들의 경우 더욱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엘록테이트와 알프로릭스로 처음 치료를 시작한 환자군에 있어서는 더욱 자연적인 순환 경로에 가까운 치료제를 사용함으로써 장기적인 안전성을 검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시장에서는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뿐만 아니라 기존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들도 엘록테이트와 알프로릭스로 전환하는 환자들이 많다. 그리고 또 강조하고 싶은 점은 활동량이 많은 초중고, 대학생 환자에 대해 유효성이 크리라 생각된다. 엘록테이트의 경우 주 1~2회, 알프로릭스의 경우 1~2주 내 1회로 투여 간격이 길기 때문에 관리하기 편하다는 면에서 활동량이 많은 젊은 층에 있어 더욱 강점을 발휘하리라 생각된다.

Q. 반감기가 연장된 혈우병 치료제에서 우려되는 점은 한국 건강보험에서 급여 가능한 용량이 타이트하다는 점이다. 롱액팅 치료제의 경우, 임상 과정에서는 최대 50IU/kg의 충분한 용량으로 좋은 효과를 보았으나 리얼 월드에서는 그의 절반에 가까운 25IU/kg, 중증 환자의 경우 30IU/kg로 더 적은 양을 투여 받게 되었다. 일본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는지?

일본에서는 보험상으로 용량을 모두 커버할 수 있어 임상에서의 치료 용량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물론 실제 권고 용량보다 더 적게 사용하는 환자도 있다. 그러나 이 환자들은 자신의 의지, 의사의 판단에 따라 투여 용량을 줄일 뿐이다. 또는 자가주사를 해야 할 경우, 내원 횟수를 줄이고 싶어서 용량을 줄이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우리는 다양한 용량의 약제를 출시하고 있고 한 번의 주사로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로 연구하고 있다.

Q. 일본에서 적은 용량으로 맞는 환자들도 충분히 예방되고 있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법적으로 용량이 제한된 상황에서 충분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가?

30IU/kg로 충분히 예방요법을 시행할 수 있느냐라고 말씀하신다면, 그것을 검증할 수 있는 확실한 데이터는 없다. 저용량으로도 출혈을 확실하게 방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임상적인 근거는 없다.

Q. 반감기가 연장된 치료제로 넘어가면서부터 환자 개개인의 반감기가 다른 것이 큰 차이로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여러 제약회사들이 어플리케이션, 차트 등 개인적으로 혈중 최저농도(trough level)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 및 보급하고 있다. 사노피 젠자임에서도 이러한 계획이 있는가?

다른 제약사에서 시뮬레이션 모니터링 툴을 개발해서 보급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사노피 젠자임도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검토를 해오고 있으나 이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 드린다.

Q. Novel therapy라고 불리는 피투시란(Fitusiran)에 대해 한국 환자들의 관심이 많다. 피투시란의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이 현재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진행 상황에 대해 말씀해달라.

피투시란의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이 진행 중에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기는 어렵다. 한 가지 확실하게 말씀 드릴 수 있는 것은 일본에서도 여러 환자들이 참여하고 있고 데이터를 이 자리에서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좋은 방향으로 잘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Q. 희귀혈액질환에 대한 포트폴리오와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부탁 드린다.

사노피 젠자임에서는 희귀혈액질환 사업부를 새롭게 출범하여 열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나가고자 하고 있다. 혈우병과 관련하여 엘록테이트, 알프로릭스 외에도 연구 중인 제품으로 반감기를 더욱 연장시킨 A형 혈우병 치료제와 현재 3상 임상 중인 비응고인자 치료제가 있다. 바이오버라티브 때부터 혈우병 유전자 치료를 연구하고 있으며 factor, non-factor, 유전자 치료 패키지를 구상하고 있다. 혈우병 이외에도 한랭응집소질환, 후천성 혈전성 혈소판 감소 자반증 치료제 역시 파이프라인에 포함되어 있다. 즉, 비종양성 혈액 질환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Q. 기존 혈장유래제제가 많이 쓰이다가 새로운 치료제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롱액팅, 노블 테라피, 유전자 치료까지 접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타카토쿠 대표는 혈우병 치료의 미래가 어떨 것이라 생각하는가?

혈우병 질환과 관련해서는 환자분들의 실제 사례와 경험을 보고 배우는 부분이 많다. 혈장 유래 치료제는 HIV, HCV 등 중대한 감염 문제가 발생하는 일이 있었다. 이에 따라 유전자 재조합 치료제가 사용되게 되었다.

이제 유전자재조합 치료제가 나오면서부터 혈우병 환자들이 일반인과 비슷하게 생활하는 방법이 화두로 떠올랐다. 이렇게 생각하다 보니 반감기를 연장할 수 있는 치료제가 가장 효과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된 것이다. 다음 단계로 생각한 것이 실제 생체 경로와 유사한 자연적인 경로로 사용할 수 있는 약들이며, 엘록테이트와 알프로릭스를 개발하게 되었다. 자연적인 순환 경로에 더욱 가까워진 치료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0세부터 100세까지 평생 사용하더라도 문제가 없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factor 제제를 중심으로 약제가 개발되고 투여되어 왔으나, 환자들이 피하주사로 편하게 투여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non-factor 제제들이 개발 중이다. 새로운 non-factor 제제는 항체(inhibitor)가 많이 발생하는 환자들에게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이렇게 다양한 약제 옵션이 환자분들의 평생 동반자로서 큰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 다음 단계가 바로 유전자 치료다. 치료를 완료함으로써 평생 관리하지 않아도 되는 단계인 것이다.

Q. 그러나 factor 제제를 처음 맞게 되면 아무래도 항체 발현의 위험성이 있다. 임상에서 항체 발현 보고가 있는가?

지금까지 진행한 글로벌 임상 ASPIRE, A-LONG, B-LONG과 시판 후 조사 PMS에 따르면 항체의 발현율은 기존의 factor 제제와 비교했을 때, 동등하거나 그 이하였다.

Q. 일본은 엘록테이트와 알프로릭스가 출시하기 전, 어떤 치료법을 사용했고, 전환 후 환자의 삶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한국 환자들에게도 이야기를 해 주셨으면 한다.

임상이나 시판 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존의 반감기가 짧은 factor 제제에서 엘록테이트나 알프로릭스로 전환한 환자가 굉장히 많다. 일본에도 혈우병 환자 모임이 활성화 되어있고, 저 또한 이런 모임에 참가하여 환자분들의 실제 경험담을 들을 기회가 있다. 환자분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일요일 오후에 투약하여 7일에서 10일까지 일상생활 및 축구 등 운동을 즐길 수 있었다는 사례를 많이 듣는다. 성인 환자의 경우 관절 증상이 좋아지면서 도쿄의 붐비는 출퇴근 지하철을 서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는 이야기를 한다.(웃음)

Q. Fc 단백 융합 기술에 대해 쉽게 설명해달라.

Fc 단백 융합 기술에 대해 말씀 드리자면 생체 내에서 면역글로불린(immunoglobulin)이 혈액응고인자에 결합해 리사이클 능력을 높임으로서 혈액응고인자의 반감기를 연장하는 것이다.

세포 내 리소좀(Lysosome)이라는 일종의 ‘청소’를 담당하는 작은 주머니가 있는데, Fc영역이 FcRN이라는 수용체에 결합함으로써 리소좀에 의해 분해되지 않도록 막아주는 것이다. 분해되지 않은 엘록테이트와 알프로릭스는 혈액 내 중성 환경에서 FcRN 수용체로부터 분리되어 다시 혈액 내로 재순환을 거치게 되고 이를 통해 반감기가 연장된다.

Q. 일본에서는 혈우병 사회에서는 치료제 외 어떠한 것들에 관심을 두고 있는가?

저희도 일본의 혈우병 환자 모임을 지원하고 있다. 여름방학에 진행되는 여름캠프를 통해 어린 환자들이 스스로 주사를 할 수 있도록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에게 자가주사투여 연습을 교육하고 있다.

여름캠프에 소아환자들이 참가하게 될 경우, 주위의 다른 또래 환자들과 서로 격려하며 자가주사를 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그 모습을 보며 저희도 많이 배운다. 어린 아이의 힘으로 주사를 찔러 넣기 힘든 경우가 많은데, 그런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쉽게 주사할 수 있을지 직접 보면서 느끼는 것이다. 또한 캠프를 통해 실질적인 의견을 많이 듣고 배우고 있다. 예를 들어 약제를 보관할 때 상자가 너무 커서 냉장고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생생한 환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포장 크기를 줄이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다.

Q. 마지막으로 한국에 있는 환자와 가족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달라.

사노피 젠자임은 혈우병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회사이다. 혈우병 환자들의 삶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개선된 치료제들을 개발하도록 하겠다. 함께 이겨냅시다.

▲ 좌측부터 황정식 기자, 타카토쿠 대표, 김태일 기자

[헤모라이프 김태일 황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