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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가족을 위해 건강관리 해요"[릴레이인터뷰] 결혼을 앞둔 박상진 사회복지사
김태일 기자  |  saltdoll@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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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25  07: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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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등록된 혈우병 환우는 2400여 명이다. 그 환우의 가족들과 의료진, 환우협회와 보건당국, 복지단체와 제약산업 관계자까지 포괄하여 '혈우 사회'라 부르는 건 이제 낯선 일이 아니다. 서로가 서로를 잘 아는 것 같으면서도 모르고, 내밀한 부분까지 터놓고 이야기 할 공간도 많은 것은 아니다. 본 '릴레이인터뷰'를 통해 한 번 서로의 맨얼굴을 바라보고 이야깃거리를 털어보자. '너와 나의 연결 고리'가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시즌3 현재 릴레이 순서) 김은기 위원장 – 조수호, 조진원 형제 – 황정식님 - 조진기님 - 이명림님 - 이귀병님 - 전수지 간호사 - 이승민님 - 이남일 간사 - 지현승님 - 조달호님 - 김종필님 - 김수섭 아버님 - 김선경 복지사 - 김진규님 - 김연수님 - 장영진님 - 이강안님 - 김대봉님 - 이상훈님 - 정재민님 - 김근우님 - 박정서 회장 - 알렌 웨일 총재 - 김민지 님 - 박상진 님

한국혈우재단은 전북, 전남, 경북, 경남 지역에 각각 사회복지사를 두어 환자가족에 대한 상담과 지원활동을 펴고 있다. 그리고 각 복지사는 모두 환자 또는 환자가족이어서 회원들과 더욱 친밀하게 고민을 나누고 혈우병 치료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오늘의 릴레이는 혈우환자 김민지 양의 추천을 받아 전북지회 박상진 복지사를 찾아갔다. 전주시 완산구에 위치한 전북지회 쉼터(50평대 아파트^^)에서 그를 만났다. 박상진 복지사는 곧 상투를 튼다.

▲ 한국혈우재단 전북지회 사회복지사 박상진 씨

Q. 본인 소개 부탁드려요.

- 저는 한국혈우재단 전북지회 상담원으로 일하고 있는 박상진입니다. 81년생 39살이고 중증 혈우병A입니다.

Q. 이달 말쯤인가요? 새신랑이 되신다고 들었어요.

- 네, 4월 27일 전주에 노블레스 웨딩홀에서 하고요. (웃음) 12시에 합니다.

Q. 신부 되시는 분은 어떻게 만나셨어요?

- 동네 선배의 여자 친구의 친구로 소개받았어요. 저랑 동갑이고 하다 보니까 소개팅? 그런 거였죠. 제가 스물두 살 때 만났으니까 거의 이제 17년 정도? 오늘 보면... 6006일 됐네요.(일동 : 우와, 세고 있었어!)

▲ "전북지회 쉼터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Q. 혈우병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셨겠네요?

- 자세하게는 모를 수 있는데. 혈우를 가지고 있고 약을 맞는다는 건 알고 있죠. 약 이름이나 이런 건 자세히 제가 말은 안하는 편이에요. 결혼이 조금 늦어진 이유가 처가 쪽 부모님들께 병에 대해 오픈을 하고 마음을 여는 데 시간이 좀 필요했기 때문이에요.

Q. 마음을 어떻게...

- 그냥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여자친구에게는 처음 만날 때부터 다 오픈을 했어요. 왜냐면 사귀는 도중에 혈우병에 대해서 알리게 되면 잘 만나다가도 그것 하나 때문에 마음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서로 마음이 잘 통해서 이해도 많이 해주고 저한테 많이 맞춰주는 편이에요.

Q. 신혼여행지는 어디인가요?

▲ 4월 27일에 결혼식을 올리는 상진 씨

-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를 6박 8일로 돌아볼 예정입니다. 허니문패키지로 하는 건 아니고 일반패키지로 부모님까지 모시고 가요.

Q. 아, 같이~

- 원래 여동생네까지 가족 전체가 1년에 한 번씩 나가고 있어요. 올해 4년째 되는데 여자친구도 항상 함께했죠. 원래도 가족같았는데 이제는 부부로... 동생 결혼식 사진에도 들어가 있거든요.

Q. 아내 되실 분께 공약을 하나 한다면?

- 음... 여자친구가 처가에서 통금시간이 있어요. 그래서 더 많이 함께하고 싶은데 아쉬웠거든요. 결혼하고는 둘이 좀 더 자유롭게 여행 같은 걸 많이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Q. 자녀 계획도 있으실 것 같은데요.

- 저는 아이 한 두 명 정도는 생각을 하는데 일단은 하나라도 먼저 낳아보고 생각을 한 번 해봐야할 것 같아요. 이제 또 좀 신혼생활도 하려고 하니까요.

Q. 사회복지사 일은 어떻게 하게 되셨어요?

- 다른 지역에는 사회복지사분들이 계시는데 전북지역은 좀 늦어서 광주 송은희 선생님께서 전북도 관리하고 하셨더라고요. 그래서 무주 이강안 원장님이 예전 청심회를 맡고 이끌어 가기 시작하시면서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2006년도부터 시작하게 됐습니다.

Q. 하시면서 힘든 점은 없으세요?

- 저 같은 경우에는 어렸을 때부터 코헴캠프나 지회모임이나 이런 데 부모님이 많이 참석하셔서 어렸을 때부터 익숙해지니 일할 때 그 덕을 좀 많이 봤어요. 대부분 다 아는 분들이고 하다보니까. 힘든 점은 그렇게 많이 없었던 것 같아요.

Q. 혈우사회에서 일 하시면서 본인의 변화도 좀 있었나요?

- 그런 것도 있죠. 원래 어렸을 때 그냥 형들 밑에 졸졸 따라 다니고 말도 안하고 소극적인 성격이었죠. 근데 여기 나오면 그런 건 많이 없었어요. 다 어렸을 때부터 보고 자라왔으니까 어떻게 보면 더 편해요. 다 알던 사람들이고 그냥 가족 같은. 서로가 아픔을 다 이해해주시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는 말 못할 그런 걸 여기선 그냥 자연스럽게 대화도 되고.

Q. 자신에게 잘 맞는 일이시군요.

- 이제 편해졌죠. 지금 제가 전북에서 딱 중간 나잇대에요. 거의 다 40대 이상 아니면 30대 밑에 친구들인데 30대는 딱 저 밖에 없는 거죠. 그 역할을 지금 제가 하고 있는 건데 좀 젊은 친구들을 혈우사회로 많이 끌어올려야 할 것 같아요. 코헴에서도 이제 청년회가 생겨서 그런 쪽에도 활동을 시키고 접촉을 많이 해야겠어요. 좀 힘든 부분은요, 저희 때와는 다르게 지금은 치료환경도 좋고 하니까 관절 상태고 뭐고 다 좋아요. 막 헬스도 다니죠. 그런 친구들이 이런 모임에 잘 나오려고 하는 것보다, 왜냐하면 사회생활이 먼저니까요. 솔직히 저희 때는 정보도 많이 없고 약을 타더라도 영수증을 재단에 제출하면 환급해주고 하는 시스템 때문에라도 이런 모임이 진짜 중요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정보도 흘러넘치고 나라에서 지원도 해주니까 모임에 안 나와도 다 혜택을 보는 거예요. 그러니까 갈수록 재단이나 코헴에 등록하는 것도 낮아지고 하는 어려움이 있는 것 같아요. 뭔가 모임에 대한 다른 방향의 고민이 계속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Q. 자신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 솔직히 제가 다른 사람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은 많은데 ‘내가 뭐가 좋지?’ 이런 것은 많이 생각은 안 해봤는데... 그래도 성격은 내성적이지만 윗분들이나 아랫사람한테 잘하는 것 같아요. 제가 대우를 해드리는 만큼 다들 좋아하시더라고요. 어떤 분은 저희 아버지뻘인데 형님이라고 부르라고 하고 그런...(웃음) 한 번 친해지면 좀 오래가는 그런 스타일인가 봐요. 제가. (기자 : 아내되실 분께는 어떤 매력으로...) 아마 지금 이렇게 살쪄서 그렇지만, 그래도 인물이 아니었을까 생각을 하는데..(웃음) 아, 제가 코헴캠프 초창기 때는 미스코헴 전북 대표로 두 세 번 나갔었어요.

Q. 미세먼지 피해서 여행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 저는 1년에 한 번씩 제주도를 가는 것 같아요. 제주도가 참 좋더라고요. 일단은 제주 환경 자체가 외국에 와있는 느낌, 그런 느낌을 좀 많이 받았어요. 바닷가를 가던, 산 쪽으로 가던 일단 날씨도 좋고 그러다 보니까 해외 나와 있는 느낌? (기자 : 제주 추억의 장소는?) ‘핑크 뮬리’라는 게 있는데, 분홍색 갈대밭 같은 거에요. 유채꽃도 유명하지만 핑크 뮬리 밭에서 사진 찍으면 정말 예뻐요. 그리고 여행 가면 저보다 여자친구가 계획을 짜는 편이라 저는 사진 찍고 운전하고... 여자친구가 능력자죠.(웃음)

▲ 제주와 경주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핑크 뮬리' (자료사진)

Q. 나이 들어서 이것만큼은 꼭 해보고 싶다.

- 그런 건 없는 것 같아요. 내가 이루지 못한 것? 저는 욕심이 약간 없는 것 같아요. 그냥 현 생활을 즐기고 싶어요. 그래도 일단은 결혼도 앞두고 있으니까 제일 먼저 생각하는 게 건강이에요. 건강. 어디가 좀 아프면 예전엔 그냥 약 먹거나 했다면 지금은 계속 운동도 하기 시작하고 하니까. 다른, 내가 뭘 좀 이뤄야지 이것보다는 좀 더 건강해서 이 가정을 오래 이끌어가고 싶다, 이런 생각 밖에 안 들어요.

Q. 혈우병 유전자치료가 우리나라에서도 임상을 시작하는데요, 아직 좀 불안함을 느끼는 환자들도 있고 적극적으로 나서서 한 번 해보겠다는 분들도 있는데.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유전자치료를 받는다면 저보다는 다음 세대들한테 적용되는 게 효과적일 것 같아요. 현재 치료에도 만족하고 있고, 어차피 제가 유전자치료를 해도 관절이라던지 몸 자체가 원상복구 되는 건 아니니까요. 관절이 건강한 어린 친구들이 먼저 받고, 유전자 자체가 교정되는 단계까지 가면 보인자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갈 수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 식사 후 경기전 돌담길을 함께 걸었다.

Q. 다음 릴레이 주자를 추천을 해주시겠어요?

- 저는 한국혈우재단 사무국에 근무하시는 우종완 형님을 추천합니다. 이유는 재단에서 일하는 직원으로서 유일하게 환우이신 분이다 보니까 들어볼 얘기가 있을 것 같아서요. 전에 코헴에서 활동하실 때는... 무서운 아저씨?(웃음) 왜냐하면 항상 캠프가면 칠성사이다 의자에 앉아서 인상 자체가 약간 울그락 불그락 해가지고 무서운 아저씨로 생각했는데, 제가 캠프에서 방장도 하고 그러면서 친해지기도 하고 잘 해주셨어요.

Q. 마지막으로 후배 환우분들께 전하고 싶은 메시지 부탁드려요.

- 안녕하세요. 한국혈우재단 전북지회 상담원 박상진입니다. 우리 후배님들한테 하고 싶은 이야기는, 지금도 건강하겠지만 더 관리를 잘 해서 앞으로도 쭉 장애가 없는 그런 삶을 계속 이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상진 님, 결혼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행복한 가정생활 이루시길 바라겠습니다. 아이는 힘 닿는데까지 낳으셔서 전북지회 청년들의 모범이 되어주시길~^^

▲ 인터뷰에 함께한 헤모라이프 편집팀과 박상진 씨

[헤모라이프 김태일 하석찬 유성연 황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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